세상에는 글을 쓸 수 있는 많은 도구들이 있다. 사람들은 그 중에서 자신에게 적합한 도구를 선택하여 글쓰기를 한다. 전통적으로는 종이에 직접 글을 쓰는 방법이 있다. 원고지에 만년필로 한 글자씩 써내려간 육필을 보노라면 그 사람의 성격까지도 또렷하게 읽을 수 있다. 타자기의 시대를 지나고,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최근에는 워드프로세서가 일반화되었다. 물론 간단한 메모나 교육 현장에서는 여전히 직접 종이를 맞댄 글쓰기가 이루어지고 있고, 그 가치는 여전하다.
워드프로세서는 단순한 텍스트 편집의 도구를 넘어 기초적인 수준의 이미지 작업도 가능하다. 기존의 문서에 있는 텍스트를 인용하거나 삽입하는 일에 매우 유용하고, 글을 쓰면서 수정할 부분이 있을 때 바로바로 교정할 수 있다. 글자, 폰트의 조정을 통해 글자체와 모양을 수정할 수 있으며, 도표를 그려 넣기에도 유용하다. 더군다나 맞춤법까지도 확인해 주니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보관과 분류, 전달, 인쇄, 출판 과정에 주는 편리함과 유용함은 종이에 쓴 글이 가지기 힘든 점이다.
그런데, 이런 모든 일을 컴퓨터에 설치된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고 인터넷을 이용하여, 보다 정확히는 웹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하여 진행한다면 어떨까? 물론 그 어플리케이션의 사용료는 따로 지불하지 않는다. 워드프로세서가 무료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보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웹 에디터를 이용해 작성한 글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가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에 한 가지 일을 놓고 여러 사람이 같이 공동 작업을 하는데 유용하다는 부분이다.
지금 소개하는 ‘스프링노트’가 바로 그런 서비스인데, 기존의 유사한 서비스보다 완결성과 확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 내노라하는 웹 컨설팅을 하는 어느 전문가가 ‘위키위키에 대적할만한 콘텐츠 아카이브 툴’이라고 찬사를 보내기까지 한다. 알다시피 위키피디아는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그룹 편집 기능을 통해 브리태니커의 아성을 위협한 지 오래다. 스프링노트는 위키피디아보다 확장의 가능성이 훨씬 열려있는 웹 서비스라고 보면 정확하다.
언제라도 어디서라도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메모와 아이디어를 남겨 놓을 수 있으며, 여러 명이 하나의 페이지를 같이 쓸 수 있고 누가 어떤 내용을 작성하고 수정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공개하거나 비공개하는 설정도 가능하다. 공개된 노트끼리 만나는 공간이 형성될 경우, 보다 다양한 사람들과 만날 수 있으며, 더 많은 글이 쌓이고 쌓일 것이다. 일정과 작업을 공유하는 사람에게도 딱이다. 만약, 여기까지 읽었는데도 블로그나 카페와의 다른 점을 간파하지 못했다면 스스로의 웹 사용 습관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논술 공부를 위해 이런 제안을 해본다. 일단 A라는 사람이 특정 주제에 대한 글쓰기 과제를 올린다. 논제가 있는 논술 문제가 될 수도 있고, 짧고 간단한 의견을 묻는 과제여도 상관없다. 그리고 거기에 여러 사람이 참여하여 하나의 완결된 답안을 작성해 보는 것이다. B라는 사람이 먼저 답을 쓴다. 완성된 글도 가능하고, 전체 글의 한 부분이라도 상관없다. 거기에 C라는 사람이 자기 생각을 잇고, D라는 사람은 B가 작성한 부분을 수정한다. 이런 식으로 공동의 작업을 통해 한 편의 글이 탄생하는 것이다.
물론 그 중간 중간에 글을 쓰는 사람들은 개인의 블로그나 자신만의 스프링노트로 자기가 쓴 글을 옮겨 놓을 수 있으며, 계속 수정하고 덧붙이는 과정에서 글의 방향에 대한 진지한 토론이 자연스럽게 발생할 것이다. 그 토론도 스프링노트의 공간을 이용해 가능하다. 하나의 주제에 대한 제 2의 답안, 제 3의 답안도 얼마든지 올릴 수 있다. 남이 쓴 글을 그저 자신의 블로그로 퍼가거나, 한 줄의 덧글만을 남기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의견을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그것을 두려워한다면 자기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표현하여 설득하지 못하는 꼴이다.
스프링노트는 일상을 기록하고, 먹거리 사진을 웹에 올리는 사람보다는 글쓰기에 대한 교육을 받은 사람과 논리적인 글을 통해 다른 사람과 소통하려는 사람에게 아주 적합한 서비스다. 마지막으로 이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이 리니지로 유명한 NCsoft의 별동대라는 점에서 서비스의 완결성을 기대하며, 그들의 도전 정신을 성원한다.
월간 논, 200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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