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보, 동명왕편
1. 교과서와 드라마 때문이겠지만, 주몽-동명왕의 이야기는 제법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그러면 동명왕의 이야기를 세상의 전면으로 나오게 한 사람은 누구일까? 설화로만 존재했던 주몽의 이야기를 풍부한 이야기로 만든 사람은 고려 말 신진사대부의 대표주자 이규보다. 당시 고려는 안으로 무인들이 정권 아래에서 혼란을 거듭했고, 밖으로는 요와 금의 위협에 시달렸다. 중국의 거대 제국 송은 남쪽으로 쫓겨나 있었고, 몽고는 호시탐탐 대륙의 주인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격변하는 세계 속에서 고려는 답답한 형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 그저 떠돌기만 하던 주몽의 이야기가 장대한 스케일과 풍부한 디테일을 갖춰 세상에 나온 배경은 이러했다. 고려 때 고구려의 건국 영웅 주몽을 부활시킨 이규보, 그 생애를 시대 상황에 맞춰 정리해 보자.
2. 동명왕의 이야기는 거대 한(漢) 나라의 오랜 지배 아래에 있던 지역에서 반(反) 한 나라 부족들을 통합하여 새로운 국가, 고구려를 세운 영웅의 이야기다. 해모수와 유화의 신비로운 만남과 햇빛을 받고 알에서 태어나는 황당하고 낭만적인 판타지를 제외하고 나면, 즉 주몽이라는 인물이 가진 본연의 능력으로 고구려를 세웠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그는 정말 엄청난 영웅이다. 그가 아니었다면 과연 고구려는 탄생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굳이 주몽이 아니었어도 고구려는 건국할 수 있었을까? 영웅이 시대를 만들까? 시대가 영웅을 만들까?
3. 드라마 <주몽>처럼 사극, 즉 역사를 소재로 삼은 드라마는 많은 인기를 끌며, 때론 동일 인물과 시대의 이야기가 자주 드라마나 영화화되기도 한다. 다른 나라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고 한다. 자신이 재미있게 본 사극을 소재로 그 사극이 재미있었던 이유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사극이 인기있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써보자.
4. 동북공정과 고구려사의 문제를 ‘민족’의 관점에서만 접근할 경우, 심각한 자민족 중심주의 또는 단일민족의 신화에 빠질 수 있다. 19세기 말 이전에 근대적 의미의 ‘민족’이 존재했다는 생각은 우리의 가슴에 지금도 주몽의 저력, 광개토대왕의 기개-드넓은 땅에서 말 달리며 대륙을 호령했던 시절의 피가 흐른다고 생각하게 한다. 중국의 동북공정에 맞선 우리의 과도한 민족사 찾기, 고구려사 찾기는 어떤 문제를 안고 있을 지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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