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8 14:06 환상


 
철수와 영희는 철없던 시절에 만나 서로 사랑했다.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았고, 아무것도 없었기에 환상 속에 있는 두 사람은 행복의 충분조건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사랑을 나누고 일상을 지내는 데 필요한 것은 하나씩 천천히 준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서로에 대한 환상과 기대가 크지는 않았지만 그것에 대한 미련이 아주 없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결혼했고, 그렇게 살아왔다. 조금씩 조금씩 서로에게 포기하는 것들이 많아지며 행복은 그렇게 ‘있었던’ 과거로만 남아버렸다.

하지만, 12시가 넘어도 유리구두는 남는 법. 그대는 정말 몰라, 내 맘을 몰라.







posted by 빨간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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