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해당하는 글 3건

  1. 2010/06/04 가족과 결혼
  2. 2008/12/31 전상룡 형의 결혼 (1)
  3. 2008/11/18 결혼기념일

가족과 결혼

이성 2010/06/04 17:09

 

 

 

0.

 

가족은 소중하다. 감히 누가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가족은 혈연, 입양, 결혼을 통해 만들어지거나 조직된다. 구성원 서로가 특정한 계약관계 없이 사랑과 믿음을 주고받는 관계다. 어린 아이는 그 속에서 성장하며 자아를 형성하며 부부는 서로에 대한 무한에 가까운 신뢰와 자식에 대한 애정을 통해 자기완성의 한 축을 형성한다. 그래서 ‘자장면이 싫다하신 어머니’와 ‘우리가 있으니 힘내는 아빠’가 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묵묵히 집을 지키는 어머니와 항상 의연한 듯 우뚝 서 있는 아버지를 살짝 넘어서도 아웅다웅 재미나게 살아가는 가족을 보여주는 시트콤과 출생의 비밀을 배경으로 복수와 화해를 안고 흐르는 드라마 그리고 유괴된 딸을 찾다가 세계를 구하는 영웅이 되는 영화, 갑자기 사라진 엄마를 찾는 가족과 암 선고를 받은 인생 후반의 아버지의 쓸쓸한 독백 등 우리 주변엔 ‘가족’이 넘치도록 인기를 구가한다. 그런 인기의 근원은 무엇이며, 보여주는 가족의 모습과 역할은 어떠하며 결국 나는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

 

1.

 

그런데 가족 관계를 형성하는 기본적으로 방법인 결혼을 무덤이라고 하고 미친 짓이라고 하는 말도 아주 일반적이다. 예식장을 나서는 순간까지는 모르지만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의 바퀴가 활주로에 닿는 순간 결혼은 현실이 되고 차차 연애할 때의 깨소금 같은 달콤함과 감전되듯 짜릿한 설레임은 아주 자연스럽게 사라지거나 상당부분 완화되기 때문이다.

 

여성은 여전히 곤고한 가부장적 질서와 현모양처 이데올로기를 맞이하게 된다. 시댁 식구와의 관계는 어색하고 집안 대소사는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스트레스를 주기 마련이다. 직장 생활을 병행한다면 직장에서의 자기 완성을 위해 쏟아야할 에너지가 분산되는 것에 신경질이 날 것이다. 여건이 아주 훌륭하지 않다면 결혼과 육아 때문에 자신의 꿈을 20대 후반부터 30대 중반 사이에 멈추게 되는 충격을 겪어야 한다. 임신, 출산, 육아로 이어지는 길고 길고 고되고 고된 노동에 비해 새로운 생명의 탄생이라는 환희의 순간은 짧디 짧다. 남편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수면 시간을 제외하면 서너 시간에 불과하고 부부 사이의 대화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실무의 처리에 필요한 업무 분담과 그것에 대한 동의를 구하는 수준이다. 그러면서 남편의 몰랐던 모습과 변해가는 모습에 적지 않게 실망할 수 있다. 당연히 자신의 꿈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따르며 우울증도 올 수 있다. 늙어 할머니가 됐을 때는 뼈가 빠지도록 손자, 손녀를 돌봐야 할지도 모른다.

 

남성은 어쨌거나 가장의 책임이 어깨를 누르게 된다. 맞벌이가 오히려 더 무거운 책임을 줄 것이다. 상시적인 고용불안 속에서 성공해야 한다는 일념은 더욱 커질 것이며 또 한참 일할 나이라 직장 생활은 결혼 전보다 훨씬 빡빡할 것이다. 이어지는 야근에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겠지만 끝없는 집안일을 모른 척하거나 지켜볼 수는 없다. 아내가 자신을 여전히 애인처럼 대해주기를 바라고 소박한 자존심이나마 지켜주기를 원하지만 남편은 남편일 뿐 마냥 아끼고 기대고 싶은 애인은 아니다. 주말은 쉬는 날이 아니라 집안일을 하는 날이다.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게 되면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하고 노래를 부르지만 ‘너희가 있어 더 힘들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올지도 모른다. 혹시라도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슈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다면 아내와 아이들 중심으로 돌아가는 가정에서 아버지의 자리는 점점 좁아지며 자존감도 상실되며 그저 장롱처럼 방 한편 어딘가에 있는 가구로 전락할 지도 모른다. 어쩌면 언젠가는 닥쳐올 황혼이혼을 하루 하루 연기하며 살아갈 것이다.

 

2.

 

너무 가혹하게 나열했지만 정말 결혼은 미친 짓일까? 결혼이 행복한 분홍색이 아니라면 굳이 결혼을 하고 가족을 구성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아가 가족의 역할은 무엇일까? 가족의 위기를 얘기하는 사람들이 자주 근거로 드는 것 중 하나인 가정의 비즈니스화와 아웃소싱 도입은 또 어떤가? 유아기 보육 과정과 각종 집안 행사 등이 쉬운 예가 되겠지만, 그리 새로운 것도 아니다. 특정 이벤트를 통해 집중적으로 짧은 시간에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아주 효율적으로 서로에 대한 책임을 다했다고 자위하고 부모 스스로가 해야 할 일과 자식이 가족 내부에서 해야 할 일을 아웃소싱, 즉 외부 서비스 업체, 기관에 의존하는 일 말이다. 가족과 그 구성원의 역할이 이렇게 개별화되어 있다면 굳이 기존 가족형태를 정형적인 모델로 삼을 까닭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예외적인 경우나 고쳐야할 경우로 한정해야 할 것인가?

 

전통적이거나 기존의 가족 형태가 아닌 새로운 가족 형태가 늘어나는 일도 주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에는 독신가구가 15.5%였는데, 2005년에는 나홀로 사는 독신가구가 20%를 차지했다. 결혼을 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거나 이혼 후 혼자 사는 사람 뿐 아니라 독거노인의 수도 그 안에 상당하다. 또 자녀와 함께 살기는 하나 싱글맘과 싱글대디의 증가는 독신 가구 수에는 잡히지 않지만 새로운 가족 형태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는 많지 않다지만, 동성부부와 입양 자녀로 구성된 가족의 증가도 충분히 고려할 요소다. 정자은행을 통해 자식을 낳아 기르는 형태의 등장도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다. 새로운 가족 형태는 기존 가족 형태를 선택하지 않거나 그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치를 지향하지 않는 사람들이 조직하는 모델이다.

 

3.

 

따지고 보면 현재의 부계 혈통의 강화에 기반한 일부일처제 가족제도와 그 구성원 사이의 질서와 역할, 책임은 인류의 역사 전체를 볼 때 아주 최근의 일이다. 혈연가족에서 시작한 인류가 근친상간의 금지를 통해 집단의 교류가 강제되고 이질적인 집단 사이의 협력과 갈등을 통해 사회가 발전했다는 아주 오래된 시절부터 생각하면 말이다. 최근의 제도가 가장 발전된 형태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완벽한 제도라고 할 수는 없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가부장적 질서가 여전히 위세을 가진 경우는 더욱 그렇다. 또 결혼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자유 제한을 전제로 한다. 자유로운 개개인이 모두 주체가 되어야 하는 민주주의와는 상충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가족을 최우선으로 삼는 가족주의는 민주주의 안에서 굴절된 야만이다. 그렇다면 앞에서 살펴본 근래에 보이는 새로운 유형의 가족 형태는 걱정하며 고쳐야 하는 대상이 아닐 수 있다. 또 그 앞에서 다소 과장하여 묘사했지만 결혼한 사람이라면 공감하는 부분도 많을 분홍빛이 아닌 결혼 생활은 일반적이며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정형화된 모델이 개인의 자의식과 사회의 변화 속도에 맞지 않다는 증거다.

 

아, 물론 현재의 가족 제도를 한 번에 갈아엎자는 과격한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단단한 기존 가족질서의 유지를 자명한 가치로 상정하고 강한 아버지, 뛰어난 어머니, 부부 간의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사랑, 자식들의 지극한 효도, 100점짜리 남편, 아내, 아빠, 엄마, 아들, 딸을 향한 거침없는 질주와 그것에 대한 동경은 그만하자는 얘기다. 결혼 이후 서로에 대한 책임도 가족 간의 의무는 보다 유연해 져야 한다. 이미 과거에는 상상도 못했던 다양한 가족 형태가 등장했고 엄정하게 자리고 있다. 하지만 결혼은 미친 짓도 아니고 무덤도 아니다. 개인과 가족, 그 갈등 사이에서 형성되는 자기 정체성의 확립과 세계 인식이 중요한 것이지 나와 DNA를 나눈 아버지가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사회가 엉망일수록 가족에 대한 의존도는 높다. 숱한 영화와 드라마들이 건드리는 부분도 그 점이다. 거꾸로 보자, 가족에 대한 새로운 인식, 요새 말로 ‘개념’을 잡아야 사회를 바로 만들 수 있다.

 

계간 <논>, 2010년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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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룡 형의 결혼

혁명 2008/12/31 21:46
전상룡이라는 선한 사람이 있다.

만약 형이 교회를 안다녔더라도 다른 종교의 가르침 아래에서 충분히 선한 몫을 다했을 것이다.
만약 종교를 갖지 않았더라면 형은 자신의 주체할 수 없는 선한 본성에 몸부림쳤을 것이다.

후자였다면 비종교 봉사단체나 시민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었겠지만, 형은 선한 기독교 신자다.

형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종교를 떠나 그의 선함에 감화감동 또는 동의할 것이다.
내가 형에게서 받은 여러가지 정신적, 가치관적 도움은 헤아리기 힘들다.

많은 비전을 가지고 있었지만,
형은 국어 선생님이 되고 싶어했고, 기독교의 가르침을 전하고 싶어했다.

그런데, 그런 선한 사람은 보통 순탄한 길을 밟지 못한다.
세상은 부자거나 부자 아버지를 둔 사람 또는 명민하거나 약삭빠른 사람에게 평탄한 길을 내어주기 십상이다.  

대학 입학과 재학, 졸업, 사회 생활에서 순탄한 길보단 오히려 거친 길을 선택하기도 했던 형은 지금은 부산에 있는 지구촌고등학교(http://www.glovillhigh.org/)에서 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앞에 언급한 두 가지 비전을 동시에 찾았고 지금도 진행 중인 것이다!
형을 통해 선한 사람은 비전을 어떻게 만들어가고 성취하는지 알게되었으면 한다.

형이 지난 12월 20일에 부산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그냥 세는 나이로 37살이고 곧 해가 바뀌니 '조금' 늦은 결혼이지만, 너무 행복해 보였다.

 

 

 

형! 축하해요!  ^^

아래는 부산 방문 기념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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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0/05 15:43 Modify/Delete Reply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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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기념일

혁명 2008/11/18 00:00

2001년 11월 18일,
당시 거의 백수였고 장래도 그다지 밝지 않던 내가 결혼을 했다.

그리고 딸 하나, 아들 하나 별 탈없이 키우고 있다.
아내에겐 늘 미안하고, 늘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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